2013년 11월 9일 토요일

BMX 전기차 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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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6일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실시하는 최초의 전기자동차 양산모델 BMW i3 모델의 예약 주문량이 9000대를 넘어섰다. 이제부터 주문하는 BMW i3는 앞으로 적어도 3개월 혹은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BMW 재정담당 프리드리히 아이히너(Friedrich Eichiner)가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하지만 BMW는 당분간 생산량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한다.
왜 그럴까?

첫째, 일단 시작은 성공적인 셈이지만 이 초기 성공이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질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3년 독일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자동차 판매는 대략 3000여대에 불과해 전체 신차판매 중 100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독일도 전기자동차시장이 아직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열악하다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은 지금 선거 끝난 후, 각 정당들 사이에 어떻게 이합집산을 할 것인가를 놓고 합종연횡을 도모중인데다 와중에 재생가능에너지변환정책에 따른 비싼 전기료 때문에 전기자동차의 매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본격적인 비히클 투 그리드(Vehicle to Grid)가 실시돼 생비자(전기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가 생겨나면 모를까, 독일 전기자동차 내수시장이 짧은 시간내 미약한 상태를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독일 내수시장의 기반이 허약한 상태에서 일단 초도 주문물량이 적지 않아 앞으로 희망이 보이긴 하지만 왠지 마치 로마를 치기위해 에스파니아 사군툼을 떠났던 한니발장군의 비장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i3 생산을 시작하고 있는 독일 라이프찌히 BMW공장.

두 번째, 독일 국내 전기자동차 내수시장의 허약함에 따라, 예약된 9000여대 중 대부분은 독일 시장이라기보다는 미국시장 혹은 미국의 메가시티와 관련돼 주문된 것이라는 추측이다. BMW 회장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Norbert Reithofer)도 올해 i3 모델의 미국판매량을 6만대에서 9만대로 예상한다며 i3 모델의 사실상 표적은 미국의 거대도시(Megacity)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선택은 했지만 현 시점에서 생산에 집중을 할 수 없는 세 번째 이유는 그동안 i3 모델 개발에 처음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1억 유로가 더 들어갔고 그동안 투자된 막대한 연구개발비용과 설비투자비용 때문에 초기의 성공적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판매수익율은 8에서 10퍼센트로 겨우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라며 아이히너가 엄살아닌 엄살을 부린다.


양산 자동차메이커로는 처음으로 전기자동차모델을 양산하는 BMW로서는 i3 모델을 시장에 내놓기까지 지난한 준비과정이 있었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컨셉트자동차로 첫선을 보일 때부터 양산을 고려한 “메가시티(Megacity) 자동차”로 소개됐었다. 당시 독일의 지멘스(Simens)와 벤츠(Benz) 등을 비롯, 많은 회사들이 여러 형태의 소위 다가올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 진단에 기인한 “메가시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흐름에 BMW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라이트호퍼회장은 i3 모델을 BMW 5시리즈보다 저렴하게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는데 i3의 독일내 판매가격이 4만유로선에서 결정됐으니 약속은 그럭저럭 지킨 셈이다.


   
2011년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 공개됐던 BMW i3 컨셉트카. 당시 도어(Door)재료는 유리였었다.


BMW i3모델은 BMW가 주장하듯 완전히 BMW 홀로 개발한 모델은 아니다. i3 의 밧데리는 우리나라 삼성 SDI의 8개 모듈을 갖는 정격전압 360볼트의 리튬이온밧데리를 사용한다. 새시는 알루미늄이고 바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카본(CFK: 탄소강화섬유)이다.


BMW는 ICCB(In Cable Control Box) 와 급속충전에 Wallbox를 도입, 충전시스템 통합에도 앞장섰다. 

카본생산을 직접하려고 뮌헨 근처 란스훗 (Landshut) 공장에 카본생산설비에 무려 40억 유로나 투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본생산은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노동집약적 장치산업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OEM으로 납품 받아서는 BMW가 절대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섭씨 5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여러 시간이 필요한 생산 프로세스를 섭씨 100도에서 십분이면 가능하게 카본 생산프로세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이 독자적이라고 주장하는 개발에 참여한 요소업체 및 협력업체들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의 강소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이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만 세상은 어디 그렇게만 돌아갈까? 분명히 새로운 카본생산방식의 또 다른 경쟁이 메이커들 사이에서 조만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이 요소업체들이나 협력업체(공급업체들과는 개념이 좀 다른)들이 직접 자동차를 제작하겠다고 나설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BMW는 다른 카본생산업체보다 무려 생산가격을 10분의 일로 낮출 수 있게 됐으니 현재 i3 를 통한 자동차의 카본바디시장 선점은 당연한 결과다.

i3모델의 차체는 알루미늄과 카본을 주로 사용해 경량화를 이뤘다.



자동차에서 경량화와 리싸이클링(recycling)을 배제하고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BMW는 일찍부터 리싸이클링과 경량화재료로 카본을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이 i3 모델을 통해서 알 수 있고, 또 앞으로 모든 모델에 차체를 점진적으로 카본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반해 아우디는 일찍부터 차체의 경량화재료로 알루미늄을 선택했다. 또한 포르쉐는 차체는 아연도금, 하체새시는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벤츠도 알루미늄과 복합재료를 섞는 하이브리드재료를 사용할 계획인듯하다. 석탄산업과 광산이 쇠퇴하면서 철강산업도 몰락하고 있는 독일에서 차체의 경량화와 리싸이클링 그리고 친환경을 위해 철판 대신 비철금속과 카본이 점점 대세로 기울고 있다.


암튼, 첫 i3 의 양산모델은 2013년 7월 29일에 소개했고 9월 18일부터 라이프찌히 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했다.  첫 i3 가 첫번째 고객에 전달되는 건 오는 11월 16일이다. 
   
BMW i3 양산형 모델

 i3 모델은 차체만 경량화 하는 것이 아니라 170마력의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도 무게가 50킬로그램에 불과하다. 그리고 647cc의 배기량에 2기통 34마력짜리 BMW C650GT와 C600 Sport 모델 오토바이에 사용되는 엔진을 옵션으로 장착해 전기모터와 밧데리에 연결, 직렬형 하이브리드나 랜지 엑스텐더로 운행거리를 늘리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i3의 목적이 메가시티 자동차로서 지능화된 전력망(Smart Grid)에 연결하는 비히클 투 그리드(V2G) 전략이었기 때문에 i3의 랜지 엑스텐더모델은 시장에서 전기차로서는 그리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i3 모델의 폭발적인 주문의 의미는 물론 최초로 메가시티를 누빌 수 있는 전기차 양산 성공가능성도 있지만 비철금속과 카본의 저비용생산을 통한 차체 경량화를 실현했다고 보는 것에도 충분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BMW는 전기자동차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보다 이러한 기술들을 먼저 선점해 프리미엄 기술 선도업체로 또 다시 등장했다는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들의 차체철판이 채 녹슬기도 전에 독일은 벌써 자동차의 철기시대가 끝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