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5일 일요일

'더지니어스2' 배신아닌 왕따가 논란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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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2' 뜨거운 반응과 함께 논란도 불이 붙었다.

임윤선은 1월4일 오후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2'에서 조유영 이상민 은지원 연맹의 전략에 정통으로 맞아 데스매치로 내몰렸다.

'더 지니어스2' 5회전 게임인 7계명 게임은 자신에게 유리한 법안을 만들어 점수를 획득하는 플레이다. 7계명 게임에서 각 플레이어들이 가진 칩이 점수로 환산되는데 개인법안과 전체법안이 기준으로 작용되고 전체법안은 투표로 결정된다.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개인법안의 플레이어끼리 뭉쳐 전체법안을 많이 통과시킬수록 유리한 경기였다.

이에 각 플레이어들은 서로의 개인법안을 확인하며 누가 자신에게 시너지효과를 내는 파트너인지 찾으려고 했다. 가장 노력을 많이 기울였던 플레이어는 임윤선과 조유영이었고 임윤선이 임요환이 자신의 시너지 파트너인 것을 알고 한 팀, 이후 홍진호까지 가세해 연맹을 이뤘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임윤선 임요환 홍진호 연합은 조유영 이상민 은지원이 구심점이 돼 뭉친 노홍철 이두희 유정현 포함 6인 연합에 패배했다. 0점이 돼야 최고점을 얻는 이상민을 밀던 6인 연합이 자신들의 카드를 버리며, 임윤선 연합의 메인법안과 와일드카드도 모두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유정현은 평소 '더 지니어스2'에 임하던 태도 그대로 방관했고 이두희도 필요에 따라 거짓정보와 진실을 번갈아 흘리며 배신했다. '더 지니어스 2' 5회전 데스매치에 임윤선을 올리는데 두 사람도 한몫했다.

하지만 방송후 시청자들의 반감을 크게 산 인물들은 유정현 이두희가 아니었다. 네티즌들은 여러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개인 SNS를 통해 '더 지니어스2' 4회전 이은결 탈락 때부터 논란이 됐던 일부 플레이어들의 담합을 언급했다. 몇몇 플레이어들이 뭉친 결과 소외된 플레이어가 하나씩하나씩 위기로 내몰리는 형국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은결은 4회전에서 탈락했고 홍진호는 5회전에서 반드시 탈락시켜야 할 상대로 지목됐으며, 임윤선은 데스매치인 레이저장기에서 임요환과 붙은 끝에 결국 탈락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왕따'당한 플레이어가 도태당하는 형세였다.

'더 지니어스2'는 생존을 위한 '배신'이 용인되는 게임이다. '더 지니어스2'의 원제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는 배신을 암묵적으로 긍정한다는 뜻이다. 고정된 룰을 흔드는 플레이어가 매주 바뀌는 게임의 키플레이어가 되는데 룰을 흔들기 위해서는 예상못한 반전, 즉 배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속고속이는 게임에서 적당한 거짓정보와 적당한 진실을 흘리며 상대의 심리를 간파하는 눈치작전을 펼친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브라운관 속 플레이어가 거짓을 말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동료 플레이어들과 마찬가지로 간파해야 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때 게임 중간 담합이 이뤄진다면 시청자들의 흥미와 집중력은 떨어진다. '더 지니어스2' 가 지향하는 심리전의 묘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합을 이룬 플레이어들이 소외된 플레이어들을 하나씩 떨어뜨려 나간다면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건 그야말로 왕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담합이 '더 지니어스2'를 하며 서서히 구축된 신뢰에서 파생된 게 아니라 프로그램에 임하기 전의 친분, 직업적 특수성에서 비롯된 동질감 등 지극히 개인적 부분에서 비롯됐다면 논란은 비난으로 변한다.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해 좌지우지 되곤 하는 현실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물론 생존을 위한 담합이다. 배신이 인정되는 '더 지니어스2'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은, 최적의 순간 전략적 뒤통수를 치는 영리함이기도 하지만 최악의 순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신뢰다. 그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대를 특별히 지목해 뭉쳐다니는 게 꼭 틀린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담합이 다수가 소수를 왕따시켜 매장해버리는 형국으로 변질될 때 보는 시청자들은 불쾌감을 표현한다. '더 지니어스2' 논란의 핵심을 재점검해볼 타이밍이다. (사진=tvN '더 지니어스2' 캡처)

[뉴스엔 박지련 기자]